김영미 | 유페이퍼 | 10,000원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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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20
그저 묵묵히 버티는 게 인생이다. 군락을 이루고 사는 소나무도 우리처럼 묵묵히 버티고 산다. 누군가가 물었다. 다시 태어나 새롭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어떻게 하겠냐고? 지난 시간을 그리워는 하지만 다시 살아낼 자신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 시간들은 그냥 그리워하면 그만이다.
예고 없이 뇌경색이란 날벼락같은 병으로 병석에 계신 우리 엄마에게 같은 질문을 한다면 뭐라고 하실까? 구십 세를 두 해 남기고 쓰러지셔서 만 일 년을 넘게 병석에 계시니 내년이면 구십이시다. 말씀도 못하신다.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그야말로 유구무언인 우리 엄마! 누구 말대로 인고의 세월을 묵묵히 버티셨다. 버틴 끝이 이 형국이란 말이냐고 소리치고 싶으실 거다. 야속하다. 누가 이런 장..